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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주요뉴스

친환경건축=돈? 패러다임 변신 중


나의 건강, 우리가족의 건강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와 동시에 인간의 몸과 일차적이면서 항상 공생관계를 영유하고 있는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따라서 주택에 대한 소비자 욕구 역시 '내 집 마련'에서 '살기 좋은 집'으로 변화추세에 있는만큼 친환경 주택의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욱 발전된 과학의 힘이 필요하다. 최신 건축기술 방향에 따라 자연, 건강과 어울리는 '친환경 주택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 '친환경 건축물'의 현주소, 그 시도와 성과
'녹색', '친환경'이라는 말은 이제 너무나도 흔한 말이 돼버렸다. 과거 우리의 과제가 환경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가야 할지 고민하는 자세였다면 이제는 실천가로서의 변모를 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게 건강학 적으로 살기 좋으면서 동시에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그린건축'은 더 이상 선택요건이 아닌 하나의 윤리 문제로서 다가오고 있는 것. 이에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친환경 건축문화,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실무건축가와 교육분야, 정책 제도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현재 친환경 건축의 가장 핵심 키워드는 자연과의 조화, 친환경자재, 건강이다. 최근 국내에서 시도되고 있는 친환경건축물의 예는 실내 환경에 있어 재실자가 직접 제어가능한 환기창, 환기구를 설치해 신선한 외부 공기를 제공한다는 '자연환기' 건물이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여한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친환경 설계도를 보면 좀 더 쾌적한 사무공간과 휴식공간을 위해 천장을 뚫어 외부환기가 실내로 유입하도록 한 에코튜브가 대표적이다. 물론 에코튜브 기법이 실제적으로 실내 공기질을 어느정도 변화시키는지 그 수치를 실험하고 데이터화 한적은 없지만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조경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업무효율을 좀 더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실내자동온도조절장치를 설치해 에너지 절감효과를 주면서 동시에 외부환기를 내부로 유입할 수 있는 고효율 에너지 기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솔라침니의 연돌효과는 여름철 외부에서 건물내로 뜨거운 열기가 올라가면 옥상의 하이브리드 배기판을 열어 환기효과를 줘 냉방비를 줄이고 반대로 겨울에는 하이브리드 배기판을 닫아 난방효과를 줄 수 있다. 이런 솔라침니의 연돌효과를 이용한 자연환기 유입으로 인해 연 14.5%의 냉방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이외에 휘발성 유기화합물 저 방출 자재를 사용하고 입주자가 입주하기 전 공기정화작업을 실시해 실내오염원을 제거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많은 문제를 낳고 있는 '새집증후군'의 발생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디자인이다.

뿐만 아니라 우수와 중수도를 설치해 살수용수, 조경용수 등으로 활용하고 거주자의 요구에 대응해 공간배치 및 시스템 변경이 용이하도록 계획되는 등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의 건축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이파크건축사사무소 유걸 대표는 "도시건축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인 주거환경으로 호텔을 들지만 사실 본인이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공간은 감옥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 환경 친화적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여건 태부족
하지만 이런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건축을 위한 건축계의 노력과 정부의 대응은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원이나 에너지소비가 적고 재활용률이 높으면 친환경건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건강과 웰빙이라는 측면을 생각했을 때 효용성 및 경제성 측면도 동시에 고려하고 있는 건축물이 아직은 부족하다.

주식회사 전략의 대표이사이자 소음 전문가 이내현 박사는 "공동주택에서의 경제적이면서 웰빙을 포함한 친환경적인 부분만 해결된다면 기타 많은 부분에서 친환경 문제는 절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도로와의 이격거리가 50m로 돼 있는 현 공동주택설치기준법을 최소한 100m로 바꿔 소음은 줄이고 기존의 방음벽을 방음둑, 방음림으로 교체해 주민들 휴식공간이나 산책로로 이용할 수 있게 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청계천같이 저류조를 설치해 빗물을 모으고 차수막을 깔아 가둔 물이 지속적으로 순환될 수 있도록 해 공동주택 단지에 생태공원을 만들어야 한다. 샤워한 물은 5ppm이하의 중수도로 만들어 얼마든지 조경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친환경은 곧 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대중화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 박사는 "생태공원같은 경우도 물론 전기를 이용해서 물을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지만 전기료를 걱정할 만큼의 동력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또하나의 문제는 '교육'이다. 친환경적인 패러다임을 바꿔줄 수 있는 것은 앞으로 건축설계의 주인공이 될 학생들에게 환경교육을 어떻게 어떤식으로 시키느냐의 문제에 달려 있는 것.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이선영 교수는 "현재 전체 co2배출량에 있어 40~50%의 책임이 건축에 있고 그 책임의 여부가 모호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설명한다. 몇 년전 이 교수가 수도권의 20개 대학의 설계스튜디오의 형식과 내용분석을 보면 기존건물의 유지보수, 풍토건축의 중요성, 환경디자인의 적용, 환경적 맥락과 관련한 교육내용이 상당부분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서는 친환경건축과 관련한 수업시수를 늘리고 커리큘럼을 지속적으로 수정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학생공모전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학생공모전은 건축물 모형을 만들고 옮기고 다시 폐쇄하는 과정에서 폐자재의 활용과 폐기물과 폐수를 줄이는 연습이 가능해 친환경의 절실함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정부의 제도적인 마련으로 건축계와 시민들의 노력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서포팅해줘야 한다. 이에 국토해양부는 친환경주택정책 아래 에너지절감 유도를 위해 5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기준'에 따라 단열재와 창호를 설치하도록 하고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주택성능등급 표시항목 중 에너지 성능항목에 대해 등급인정 후 분양 공고시 표시하도록 올해부터 의무화 하고 있다.

또한 자연채광 도입을 높이기 위해 인접대지경계선으로부터 높이의 1/2이상, 동간은 1배 이상 거리를 두도록 하고 있으며 새집증후군의 해소를 위해 휘발성유기화합물과 포름알데히드 발생의 주 요인인 접착제와 도료에 대한 시공가이드를 마련해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의 이런 대책이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 또한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이미 설계되고 시공된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정부차원에서 처음의 설계상 계획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계속적인 검사가 의무화돼야 한다. 또한 수요자 역시 친환경 건물의 정보를 알고 자신이 직접 그 정보를 통해 주거공간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모임들을 조성해 사회적 파급효과를 늘리고 정부의 지원 대책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환경운동연합 황상규 정책처장은 "자원, 에너지, 환경문제는 물론 건강, 보건, 안전측면의 영향도 적극 고려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관점에서 친환경건축의 비전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고 산재해 있는 여러 담론들은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파크건축사사무소 유걸 대표 역시 "친환경 건축은 친인간 건축의 표본이 돼야 한다"며 "건축의 공간을 단순한 용도로 규정하는 것이 아닌 주거생활에 있어 편안함 외에 소비자가 주거환경을 만들어간다는 주인의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