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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증후군 탈출기

보이지 않는 불청객 새집증후군

※ 보이지 않는 불청객 새집증후군


현대인은 하루 중 90% 이상을 실내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실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인체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그 피해정도는 실외 오염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기오염문제는 더욱더 복잡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실내오염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2003년 5월 환경부가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을 공포하고 올 5월말 시행을 앞두면서
다시 한번 실내공기 오염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초 ‘새집증후군’이라는 용어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새집으로 이사한 것을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새로 짓거나 수리한 집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 전에 없던 두통이나 아토피
피부염, 천식 같은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일부지역에 새로 문을 연 학교에서 발암물질인 톨루엔이 다량 검출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 심각성은 사무실이나 공공장소도 예외가 아니다.
새집증후군(SHS, Sick House Syndrome)이란 미국에서는 1980년대,
그리고 일본에서는 1996년부터 알려지기 시작한 질병이다.
새집증후군 외에도 복합화학물질과민증(MCS, Multiple Chemical Sensitivity)도
실내 발생 오염물질 때문에 일어난다.



그렇다면 새집증후군이 과연 신증축 건물에서만 일어나는 것일까.
그 근본적 원인과 영향, 대책을 살펴본다.

☆ 집안 곳곳에 숨어있는 유해물질만 2백50가지 새집에 입주하자마자 원인 모르게 찾아온 두통과
피부질환. 집안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유해물질만 2백50여종에 달한다.
실내 공기를 더럽히는 주범은 밥짓는 과정에서 생기는 연소물질, 실내 흡연,
외부에서 들어온 오염공기 등이다.
특히 신축아파트의 경우 건축물의 밀폐와 단열을 위해 사용되는 내장재와
바닥 소음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카펫 등 건축자재에서 수많은 유해화학물질이 발생한다.
또 건축물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쓰이는 방향제나 목재 보존재, 왁스도 주요 오염 발생원에 속한다.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이런 발생원들을 통해 실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수천가지에 달한다.
특히 그 가운데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농도로 내뿜어지는 물질은 약 2백50여종에
이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포름알데히드(HCHO)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Volatile Organic Components)이다.
포름알데히드는 자극성 냄새(냄새역치 0.8 ppm)를 갖는 가연성 무색 기체로 인화점이 낮아 폭발
위험성이 있는 물질이다. 주로 살균 방부제로 이용되는데 물에 잘 녹여 40%로 희석시킨 수용액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포르말린이다.
그런데 이런 포름알데히드가 집의 단열재나 우리가 사용하는 가구, 섬유제품 등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보통 새로 지은 건축물에서 높게 나타나며 조리, 난로, 접착제, 흡연, 세제, 의약품,
기타 연료연소제품을 사용할 때도 방출된다.
특히 방출량은 실내 온도와 습도, 건축물의 수명, 실내 환기율에 따라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름알데히드는 호흡기나 피부, 입 등 다양한 경로로 몸 안으로 들어오는데,
그 가운데 특히 흡입에 의한 독성이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몸속에 들어간 포름알데히드는 눈과 코, 목 등 약한 점막부위를 자극해 피부질환과 어지럼증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정서불안이나 기억력 상실 같은 정서 장애를 유발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되고 물질에 따라 인체에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내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발생시키는 주범은 건축자재와 내부 마감재, 청소용 세척제 같은
건물 유지관리용품, 복사기 토너 등 사무실에서 쓰이는 소모재, 밥짓는 과정에서 생기는 연소물질,
사람의 움직임을 꼽을 수 있다. 휘발성유기화합물 역시 두통과 현기증, 피로감을 일으키며 심하면
호흡곤란이나 정신착란을 유발한다.



이 두가지 물질 외에도 먼지,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석면, 미생물(곰팡이, 박테리아,
바이러스, 집먼지 진드기)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오염원이 우리 주위를 잠식해 오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높은 농도의 이들 물질에 노출되면 눈, 코, 목에 자극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낮은 농도지만 장기간 노출되면 몸속 주요 장기가 손상되거나 암에 걸릴 수도 있다.
특히 노인, 아기, 임산부 등 저항력이 약한 사람들의 경우 발병 가능성은 더높아진다.
실내공기 오염은 생명에 직접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틀림없다.
국내 연구결과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이 공기중에 떠도는 포름알데히드 때문이라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

4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도 대부분 실내공기와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 4백만명 가운데 10%를 차지하는 아동 천식환자들도 오염된
실내공기 때문에 고통받는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2004년 5월부터 새로 짓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입주 전에 실내공기질을 측정한 뒤 공고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건축재 사용을 제한하고 배출량에 따라 오염물질 등급을 정하는
새 인증제 실시를 검토 중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에서 유해화학물질이 하나 둘 밝혀진다는 점이다.
또한 이런 화학물질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속속 파헤쳐지고 있다.
하지만 유해화학물질의 위험성은 이미 3-4년 전부터 환경단체와 소비자로부터 경고돼 왔다.
실제 아이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들 유해화학물질들에 노출돼 고통을 호소해 왔다.
지난 몇년간 환자들의 이런 호소에 정부와 기업들은 ‘과학적인 증거가 없다’는 말로 외면해왔다.
과거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았던 것처럼 실내공기가 인체를 좀먹는다는 사실을
너무나 간과해 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생각은 빨리 털어내야 한다.

☆ 오염된 공기와의 전쟁 영상장치에 찍힌 석면폐증 환자의 폐.
미세한 석면섬유를 들이마셨을때 생기는 진폐증의 일종으로 염증과 함께 섬유증식이 일어난다.
악화될 경우 1년이내에 사망하거 폐암으로 전이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집밖으로 도망가는 방법 외에 별다른 대책은 정말 없는 것일까.
가장 이상적인 실내환경이란 실내에 거주하는 사람이 최대한 쾌적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을
말한다. 일단 실내공기가 오염됐다면 우선 오염원을 줄이거나 없애는 일이 중요하다.

실내공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으로 가장 잘 알려진 방식이다.
하지만 실내공기를 더럽히는 오염원은 대개 건축자재나 가구, 장식품 등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또 평소 사용하는 소비재나 사무실 집기, 사람의 움직임도 주요 오염원으로 꼽힌다.
이는 오염원이 없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한번 지어진 건물은 사용자 마음대로 고치거나 자재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적인 건축을 추구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면서 그나마 좀더 나은 실내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이 고려되기 시작했다.

오염원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면 오염원을 줄이는 쪽을 택할 수밖에 없다.
즉 오염원을 옮기거나 분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특정 장소에서의 흡연 제한은 담배연기의 직접적 공격을 받는 공간을 줄여준다.
물론 일정 장소에 흡연자를 모아 놓는 것이 담배연기로부터의 노출을 줄일 수는 있지만 완벽한
비흡연 환경은 아니다. 이처럼 오염원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더라도 오염물질을 덜 내뿜는 물질로
대체하거나 위치나 영향 범위를 바꾸는 방법을 고려해볼만 하다.



또다른 실내공기 개선 방안으로 환기시설을 설치하거나
새집증후군제거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염물질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 실내로 들어오는 외부 공기의 양을 늘리는 방안이다.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를 자주 바꿔주는 것이다. 새집증후군은 보통 실내의 온도·습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공기중 유해물질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실내온도는 18-22℃, 습도는 55%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젖은 수건이나 수족관을 이용해 습도를 유지할 수도 있고 잎이 큰 나무를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젖은 수건을 사용할 때 가급적 세제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가정에 있는 냉난방시스템은 신선한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날씨가 괜찮다면 창이나 문을 열어 놓아 실내공기를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
팬이나 환기구의 공기조절장치를 켜놓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페인트 작업이나 기름 난방기를 사용할 때나 요리를 한 뒤에는 반드시 실내공기를 바꿔줘야 한다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환기만으로 유해물질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오염원이 완벽히 없어진 것도 아니고 환기를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 또한 깨끗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공기청정기다.

공간 크기와 구조를 고려해 적절한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면 깨끗한 실내환경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도시의 대기는 각종 유해물질로 가득차 있어 공기청정 장치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한번쯤 걸러줘야 한다. 특히 에어컨 같은 공조설비가 설치된 일반 건물에는 실내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공기를 걸러주는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가정을 비롯해 일반사무실에서 실내공기 조화용 공기청정기나 유해가스제거제를
사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

첨단 산업시설과 의약품, 병원 등에서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설치한 클린룸이
가정과 사무실로 파고든 것이다. 전문 클리닉이나 컨설팅전문가를 통해 실내 환경을 전반적으로
재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현재 국내에는 새집증후군과 복합화학물질과민증 클리닉이
설립돼 있다. 새집증후군이나 복합화학물질과민증은 질병은 아니지만 장기간 지속된다면
실제 질병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