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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주요뉴스

너도나도 친환경 아파트, 실속은 몇 점?



주거환경이 변하고 있다.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점차 보는 눈높이가 고급스러워짐에 따라 ‘내가 사는 집’만이라도
좀 더 풍족하고 건강학적으로 좋은 집에서 살고 싶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고급’을 지향한 아파트들이 2000년대 초반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좁은 국토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아파트로 변신을 시도하면서부터 대유행처럼 ‘친환경’이 브랜드 콘셉트로 퍼지기 시작한 것.

그렇다면 건강과 웰빙을 따져 지은 친환경 아파트, 과연 그 실속은 어느 정도나 될까.



◇ 인증된 친환경아파트, ‘대폭 늘고, 분양가 오르고’

‘아침마다 새소리에 잠을 깨고 흐르는 폭포수 안에는 물고기들이 뛰어논다’,
‘산책로에서 매일 조깅을 즐기며 최고급 친환경 자재는 새집증후군에서 탈피하게 만든다’.
만약 내가 살고 있는 집의 환경이 이럴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은 혹 하기 마련이다.
주상복합아파트를 위주로 해서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기 시작, 아파트의 고정관념을
깨버린 이런 친환경아파트는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에 의해서 정부에서 인증을 받아야 분양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1000세대 이상의 모든 공동주택은 주택성능등급제에 의해 관리되지만
여기에 덧붙여 친환경아파트는 별도의 인증기관에 의해 해당 사항을 준수해야 친환경아파트라는 광고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실 친환경아파트 인증은 5월말에 법제화 할 예정이긴 하지만 초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분양가상승으로
인해 의무화는 아니고 건설사의 자발적인 의지로 인해 시행되는 제도다.
즉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받았다라는 홍보용으로 사용해 아파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용도인 것.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좀 더 높은 분양가를 주고서라도 친환경적인 공간에서 살기위해 아파트의 광고만를 믿고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주택도시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크레비즈큐엠, 한국교육환경연구원 이 네곳에서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를 운영한다. 이 네가지 기관 중 한곳에서 인증을 받으면 되고 선택은 시공사나 건축주가
결정한다.
보통 설비단계에서 설계도면 등 서류를 가지고 예비인증을 받은 후 광고를 시작으로 분양을 받기 시작해
완공 후 본인증을 받으면 최종적으로 친환경인증마크 명판을 받게 돼 아파트에 부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핵심은 건설사들이 소비자의 건강과 환경을 고려해서 친환경아파트를 만들었을까라는
의문이다.
사실 친환경아파트 건설을 위해서는 친환경자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값은 오르기 마련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속적인 집값의 상승세를 막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해서 막아보겠다고 발표하자
건설사에서는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인증도 받지 않게 이른다.
이에 정부가 친환경인증을 받으면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히자 친환경아파트가 대폭 늘어나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주택가격산정시 택지비, 건축·토목·조경·기계설비 등 아파트공사비 중 건축에 관련된 공사비 3%
이내에서 가산비용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만약 기본형건축비가 300만원이 들었다면 여기에 3% 가산비용이 붙어 평당 9만원의 분양가가 오르게 된다.
다시말하면 소비자가 33평 아파트를 구입할 시 건설사는 300만원 정도의 이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지자체에서 분양가가 너무 비싸다 말을 할 경우 이 3% 이내에서 건설사가 가격조정을 하게 되므로 어찌됐든 건설사는 이익인 것.
때문에 2006년도에 대폭 늘어난게 친환경아파트이고 분양가 상승세에도 한 몫 하게 된 원인인 것이다.



◇ 친환경 아파트, 어떤 심사기준으로 인증받나
친환경아파트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친환경평가요소 44개의 지표 총 136점 중 65점 이상이
합격선으로 우수등급을 받고 85점 이상일 때 최우수등급을 받는다.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관계자는 “2002년도에 인증제도가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85점의 최우수등급을 받은 아파트는 5% 도 안된다”고 밝힌다.
그 이유는 친환경인증을 받기위해 인증기관에서 요구하는 기술개발이나 설계,
실내공기질에 따른 요소들을 만족시킬만한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다.
특히 2002년도에 인증제도가 시작은 됐지만 그 당시에는 거의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인증을 받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자본을 그만큼 투자를 해야하는데 건설사들이 투자를 그만큼 하지도 않았고
인증절차도 까다로워 불합격 사태가 많았던 것.
그래서 인증제도가 활성화 된 시기는 2006년, 2007년도로 예비인증을 거쳐 본 인증에 이르기까지 아파트
완공 시점을 고려해보면 이제 막 인증을 받은 아파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평가요소를 간략히 설명하면 크게 4가지 분야로 나뉜다.
토지이용률을 보는 토지이용파트, 에너지재료가 자원환경에 얼마나 부화하는지를 살피는 에너지파트,
녹지공간율이나 생물이 서식하는 공간이 실제 생태에 얼마나 적용되는지를 살피는 생태환경,
집안의 소음이나 공기질을 따지는 실내환경으로 나뉘어 평가된다.

요즘에 인증을 받는 아파트들은 거의 친환경마크를 획득한 자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실내환경에서의
불합격률은 낮지만 생태환경에서 인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환경적인 요소나 그 안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관상용으로서만
환경을 만들기 때문.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아파트에 미치는 영향은 둘째 문제고 그 안에 서식하고 있는 동식물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 본 인증 받기 전 분양 끝~, ‘진짜 친환경 맞아?’
하지만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예비인증과 본인증으로 나뉘어 합격점을 받는다는데에 그 속임수가 있다.
우선 사업승인을 받으면서 예비인증을 받고 난 후 건설사는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가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
소비자들은 건설사의 광고만 믿고 모델하우스에 가서 확인을 하지만 사실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예를 들어 친환경벽지와 일반벽지의 구별이 어려울뿐더러 비싼 기계설비를 썼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것은 소비자들은 알 수 없는 것.
더 큰 문제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200mm의 두꺼운 콘크리트를 썼다 하더라도 사실 건설사의 말만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H사의 경우에도 고품격마감재와 첨단시스템, 신선한 공기를 보장한다고 광고를 하고 있지만 외부에 전혀 구체적인 마감재명이나 종류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한 S사를 비롯한 건설사들도 녹지율이 16%, 50%에 육박한다고 광고를 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건설사의 말만 믿고 계약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또한 초기인증제도때 인증을 받지 못했거나 아파트내에 호수가 있다든지, 계곡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친환경아파트라고 주장하는 건설사들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은 속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뿐 아니라 예비인증을 받고 나서 실제 공사한 부분이 건설사가 보기에 본인증을 통과하지 못할 것 같으면
본인증을 받지 않는 경우도 간혹 생길 뿐 아니라 실제 시공에서 돈이 조금 들면서 합격선에 달성 가능한 지표를
먼저 시공하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항목에서 친환경 자재를 썼는지 안썼는지 모를 일이다.
더군다나 건축자재가 친환경마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상품진흥원에서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관계자에 의하면 시공전에 인증을 주는 형태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즉 품목별로 인증을 받기 때문에 실제 완공 후 그 자재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는 알 수 없다.
자재는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자재의 어울림에 따라 그 반응이 달리 나타날 수 있는데 현제 인증체계로는 그런 점수를 매길수가 없는 것.
인하대병원 산업의학과 임종한 교수는 “친환경건축제도 인증제도가 학계에서 논란이 되는 이유가 친환경평가항목으로 등록되더라도 실제 유통되는 제품과 다른 경우가 많고 각각의 품목은 인정받았는데 실제 실내에서 측정해 봤을 때 여러 물질이 함께 나오면서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한다.
이것은 ‘실제로 정말 소비자의 건강에 좋은가’라는 원론적인 의문에 도달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만약에 인증을 받지 않았는데 인증을 받았다고 속이거나 광고와 다른 요소들이 있을 때는 분양가를 가산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박탈당하게 된다.
대한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관계자는 “실제로 대부분의 시공사들이 예비인증에 비해 본인증을 받을 때 점수
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거의 턱걸이로 합격을 받는 건설사가 대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이는 실제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아파트와 실제 구입하는 아파트의 친환경적인 요건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많은 전문의들은 지금의 평가제도에 대해서 그 실효성과 타당도 검증을 다시 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로 과연 이제 막 인증을 받은 아파트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마당에 정말 소비자들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따져 봐야 한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