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나 약을 먹은 뒤, 혹은 곤충에 물린 뒤 몇 분 후 갑작스레 두드러기 같은 피부 반응이 나타나더니 삼키기도, 숨쉬기도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다면? 생각만 해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당사자들도 ‘점점 죽어가는 느낌’이라고 털어놓는다. 물론 이는 과장된 표현이 아니며 회복되지 못한 환자 중엔 의식을 잃고 기도가 막히거나 심한 저혈압으로 쇼크에 빠져 사망하기도 한다.
원인은 급성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때문이다.
다행히 공포스러운 상황에서도 제대로 알고 대처하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
◇ 얼마나 흔한가 =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노출된 뒤 갑작스레 일어나는 심각하고 치명적인 ‘전신적 알레르기 반응’이다. 의학계에선 ‘빠르게 시작해서 죽을 수 있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정의한다.
환자 유병률은 서구에선 10만 명당 8~60명 정도로 보고한다. 국내에선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보험 청구자료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9세이하 소아·청소년의 경우 10만 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고 (2002년 81명, 2004년 102명, 지난해엔 136명 등) 사망자는 매년 한 명 정도다.
◇ 다양한 원인, 특징적인 증상 =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키는 원인은 ‘거의 모든 물질’이라고 할 만큼 다양하며 심지어 운동을 하다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표 참조>즉 우리 몸이 특정 이물질에 노출돼 아나필락시스가 일어나도록 기억된 후엔 동일한 물질이 소량만 들어와도 알레르기 반응이 대부분 30분 이내에 ‘폭발적’으로 나타난다.
증상은 처음엔 입 주위나 얼굴이 따끔따끔 하고 열이 나는 듯 느껴진다. 음식을 삼키기도 힘들어지고 목과 가슴 부위는 조여든다. 이런 신체적 변화로 인해 불안감과 공포심은 높아지고 가려움증·홍조·두드러기·혈관 부종·목소리 변화·재채기·쌕쌕거리는 소리·복통 등도 연이어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는 의식을 잃기도 하는데 이때 맥박을 만져보면 맥박은 약하고 저혈압, 서맥(맥박이 느려짐), 부정맥 등도 나타난다. 방치하면 결국엔 심장과 폐가 멎으면서 사망에 이른다.
◇ 응급치료 후 원인 찾아야 = 아나필락시스는 응급처치가 필요한 응급상황이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큰 병원 응급실로 직행해 쇼크 상태를 치료받아야 한다. 응급실에선 강력한 혈관 수축제인 에피네프린이 가장 유용하게 사용된다. 응급상황을 벗어난 경우엔 원인 물질을 찾아 반복 노출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예컨대 계란을 먹다 아나필락시스가 온 환자는 이를 이용한 백신인 인플루엔자·황열 등 예방접종을 하다가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접종 전 반드시 피부 반응검사를 받아야 한다.
◇ 진단 내린 환자는 응급처치약 휴대해야 = 아나필락시스는 빈발하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발병 당시 자칫 우왕좌왕하다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반면 대응책만 알면 충분히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병이다. 따라서 일단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환자는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www. kapard.org)에 등록해 관리받는 게 안전하다. 실제로 아나필락시스가 의심되는 상황에선 스스로 혹은 옆에 있는 보호자가 응급 치료제를 주사해 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약품은 한국희귀의약품센터에서 휴대용 에피네프린 자가주사제를 판매하고 있는데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약품 판매 수는 2000년 82개에서 2007년에는 201개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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